은행나무 싹 뽑아다가 집에서 키우기! (나무 키우는 팁)

 

은행나무 키우기 도전!

 몇 년 키우던 소나무 두 그루가 갑자기 사망하시는 바람에(ㅠㅠ) 이번에는 병충해와 생명력이 강한 은행나무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씨앗부터 키우려다가 귀찮아서 아파트 단지를 돌아보니 다행히 아래 사진처럼 은행나무 씨앗이 무더기로 군락을 형성한 곳을 찾았습니다. 어차피 좀 지나면 관리하시는 분이 다 뽑아버릴 운명이기 때문에 구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손바닥 한 뼘 이상되는 싹은 뿌리가 깊어서 뽑지 못하고 엄지손가락보다 작은 녀석으로 3개를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최대한 뿌리에 대미지를 안 주려고 조심스럽게 땅을 파긴 했는데, 쑥 뽑히는 바람에 뿌리 끝은 좀 끊겼습니다. 

 

 

은행나무 싹 캐기

 

 

총 3개의 화분에 심는데, 흙은 모두 동일하게 주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흙의 이름은 모르겠지만, 처음에 뽑아온 흙은 건조하고 단단해서 새로운 흙에는 거름(숙성시킨 나뭇잎, 나뭇가지, 커피가루)을 주고 잎이나 나뭇가지를 올려서 흙이 빠르게 마르지 않도록 이불을 덮어 주었습니다.

 

레몬 나무를 3년 이상 키운 경험으로 물을 자주 주기보단 나뭇잎이나 거름을 흙 위에 덮어 수분을 어느 정도 유지시켜주는 게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흙 위에 여러 겹으로 나뭇잎을 덮어 주었습니다. 이때 너무 두껍게 깔아도 썩으면서 뿌리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흙이랑 잘 섞어주는 게 좋습니다.

 

 

- 2020/06/13 -

 

 

 

크기는 엄지손가락 한마디 사이즈네요ㅎㅎ 엄청 귀엽네요. 심어준 후 물을 주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놔두었습니다. 참고로 햇빛이 너무 오랫동안 강하게 비추는 곳에 두면 잎이 화상을 입고 흙이 매우 빨리 말라버릴 수 있기 때문에, 일조량이 하루에 6시간 정도 비치는 곳에 두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 2020/06/15 -

 

 

 

하루 만에 벌써 1cm?! 은행나무 성장 속도가 엄청납니다. 같은 시기에 같은 환경에서 키운 단풍나무는 죽었는데, 역시 은행나무는 생명력이 강한 품종인 것 같습니다.

 

 

- 2020/06/16 -

 

 

 

레몬 나무도 빠르게 자라는 편이었는데, 은행나무는 진짜 대박입니다. 원래 잘 자라는 품종인 건지 대단합니다ㅋ 하루에 1cm는 기본이고 오전에서 오후가 되면 5mm가 커버리는 것 같습니다.

 

 

- 2020/06/17 -

 

집에서 은행나무 키우기

 

이틀이 지나니 이제 좀 볼만한 잎들이 나오기 시작하네요. 잎이 축 늘어져 있어서 죽을 줄 알았는데, 잘 살아 있습니다.

 

 

- 2020/06/22 -

 

 

처음엔 무지 귀여웠는데 잎 하나만 저렇게 커지니 뭔가 어색하네요ㅋ 옆에 단풍나무도 추가 됐습니다. 단풍이 초반에 잘 죽는데 이번에는 살아남길..

 

 

은행나무 키우는 팁!

  이번에 총 세 그루의 은행나무를 같은 날 옮겨 심었는데 이 녀석의 성장이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아무래도 바람이 잘 통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2그루는 베란다(실내) 이 녀석만 하루에 6시간씩 (실외) 에어컨 실외기 위에 올려놓았는데, 2배는 빠르게 자랍니다.

 

또 한 가지 다른 점은 이 녀석만 실험할 겸 쌀 씻은 물을 일주인에 한 번 주었는데, 그 효과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햇빛은 적당히 하루 6시간 미만, 물은 일주일에 한 번 또는 1.5번?, 환풍이 잘되는 곳에서, 거름으로는 쌀 씻은 물이나 우유팩 씻은 물 주기!" 요정도만 지켜줘도 생명력이 강한 은행나무는 알아서 잘 자랍니다.

 

지금까지 소나무 약 3~4년, 레몬나무 약 3년 그리고 은행나무를 키우는 중인데, 좀 더 봐야겠지만 난이도가 가장 쉬운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소나무랑 단풍나무.. 단풍나무는 100% 사망ㅠㅠ 소나무는 20% 정도는 살아남는데, 그것도 뭐가 안 맞으면 갑자기 죽어버립니다. 

 

그럼 생명력도 강하고 병충해도 거의 생기지 않고, 햇볕이 적어도 잘 살아남는 은행나무를 추천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