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nam Vin Fast
베트남에서 가장 큰 대기업인 빈그룹의 자동차 회사 빈패스트.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 그룹 같은 느낌이겠네요? 오늘은 빈패스트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저의 의견을 덧붙여보겠습니다.
우선 빈그룹에 대해서 잠깐 알고 넘어가면, 빈 그룹은 공기업을 제외하면 민간 기업 중에서는 베트남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여행을 가보신 분들은 전부 알고 계시는 이름일 겁니다. 백화점부터 마트, 리조트, 최근에는 스마트폰, 자동차까지 생산하는 꿈이 무지 큰 그룹입니다.
빈패스트의 자동차
그럼 본격적으로 빈패스트의 자동차 라인업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빈패스트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종류는 승용차 1종류와 SUV 2종류로 총 3가지와 전기 스쿠터 2가지가 있습니다. 스쿠터는 생략하고 자동차의 경우 고급 세단인 LUX A2.0부터 알아보겠습니다.
01 VinFast LUX A2.0 세단
자동차 제원
LENGTH: 4973 MM
WIDTH: 1900 MM
HEIGHT: 1464 MM
WHEELBASE: 2968 MM
무게: 1,700 KG
변속기: Automatic 8-Speed
Engine: 2.0L, I-4, DOHC, turbo, VVT
최대출력 (Hp/rpm) 174 / 4.500-6.000
가격: 약 6,400만원
신생 자동차 브랜드인데 세단 기준 가격이 6천만원.. 차 사이즈가 BMW5 시리즈 모델에 비해 조금 더 크지만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높게 책정되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를 표방하기에 가격이 높은 건 이해되지만, 차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회사에서 내놓은 차가 이 정도 가격인 건 좀 모르겠습니다.
가격이 비싼 원인은 대부분의 부품과 디자인이 유럽산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프레임부터 변속기, 엔진 각종 부품 모두 BMW이며, 심지어 한세대 지난 기술력을 갖는 부품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의 경우 이탈리아에서 기획하여 완성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회사 홈페이지 영상, 그리고 베트남에서 찍은 영상들을 찬찬히 보니 전체적으로 세세한 곳에서는 완성도가 낮아 보이는 모습입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게 버튼에 심한 단차와 새 차인데 흔들흔들 거리는 센터패시아 버튼, 그리고 이상하게 가벼우면서도 억지로 내는 듯한 차 배기음이었습니다.
앞모습은 개인 취향이긴 한데, 제 느낌에는 중국 차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정자로 쓰인 로고 'BIN FAST'는 뭔가 촌스러운 느낌이 강합니다. 게다가 전시 차량을 보면 후면에 큰 글씨로 Turbo가 적혀있습니다. 2.0 터보인데 그걸 굳이 강조하는 건 뭐지ㅎㅎ 엔진을 다운 사이징 한 것뿐인데, 터보라는 글씨는 어울리지 않죠.
외형만 봐서는 6천만원이 넘는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무리 쳐줘도 3천만원 짜리 차에서 느껴지는 디자인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사실 이런 자료들은 웬만한 차는 다 좋아 보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차라는 건 최소 1, 2년은 타봐야 품질이 느껴지는 만큼 아직은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옆모습은 스포티하면서도 멋지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역시 BMW 느낌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실내 디자인은 멋진 것 같습니다. 럭셔리 세단답게 가죽으로 장식하고 가운데 거대한 터치 패널도 조작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단 여러 리뷰 영상들을 보니 버튼 단차가 심하고 새 차인데도 벌써 헐거워진 버튼들이 보였습니다.
자동차의 외형에서부터 실내공간이 좁아 보이는 데, 럭셔리 세단치고 뒷 자석 공간은 심각하게 좁아 보입니다. 휠 베이스가 거의 3미터에 이르는 차임을 감안하면 사실 좀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시승기를 보면 뒷 자석의 안장이 길어서 무릎 공간이 좁다고는 하네요.
영상과 시승기들을 보면서 전체적으로 느낀 건 1980년대 현대 기아 차가 미쯔비시, 도요타, 벤츠의 기술을 도입해서 차를 생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한국차도 많은 비웃음을 받았겠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5번째로 거대한 자동차 브랜드가 되었죠. 마찬가지로 빈패스트의 차도 지금 보면 정말 저 가격에 누가 살까라는 생각은 들지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자동차 보급률이 27명에 1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럭셔리 세단을 얼마나 살까., 게다가 그 돈이면 벤츠도 살 수 있는데, 굳이 저걸? 이라는 느낌은 강하게 드네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승 영상들은 대부분 60KM/H 이하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차의 기본기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습니다.
02 VinFast LUX SA2.0 SUV
자동차 제원
LENGTH: 4940 MM
WIDTH: 1960 MM
HEIGHT: 1773 MM
WHEELBASE: 2933 MM
무게: 2,100 KG
Engine: 2.0L, I-4, DOHC, turbocharger, VVT
최대출력: (Hp/rpm)) 228/ 5.000-6.000
변속기: Automatic 8-Speed
가격: 약 9,000만원
빈패스트의 LUX SA2.0 SUV의 가격은 더 충격적입니다. 무려 우리나라 돈으로 9천만원입니다.. 수 십 년 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현대, 기아 차도 9천만원짜리 SUV는 아직 없는데, 설립한 지 몇 년밖에 안된 회사가 1억이 좀 안 되는 모델을 출시하였습니다.
근데 더 웃긴 건 9천만원짜리 차에 통풍 시트도 안 보이고 심지어 더 충격적인 건 후륜구동입니다.. 저 가격이면 무조건 4륜 구동이어야 하는 거 아닌지. 게다가 9,000만원을 지불할 능력이 되는 베트남 사람이라면 우리나라로 치면 부자일 텐데 2.0 터보를 탄다? 차를 얕게 아는 저지만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외형은 마치 잡탕 같습니다. 푸조처럼 그릴 가운데로 브랜드 로고가 내려오고 현대의 핵사곤 그릴을 채택하고 재규어의 해드램프를 보는 듯한 착시와 전면의 전체적인 느낌은 2021년 싼타페 전면 부랑 흡사합니다.
다만 LUX A2.0과 마찬가지로 실내 디자인은 나름 괜찮은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를 보니 이태리에서 디자인한 실내 같습니다. 하지만 에어컨이나 버튼 그리고 센터패시아의 디자인만 봤을 때는 9,000만원 짜리 차라고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요즘 웬만하면 다 있는 스포츠, 일반, 이코 주행 모드도 보이지 않습니다. (시승 영상에서도 직원이 없다고 함..)
9천만원이면, 차라리 포드 랩터나 머스탱 GT 사서 튜닝을 해도 돈이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ㅋㅋ 편안한 SUV를 원한다면 FORD나 도요타 아니면 현대차도 나쁘지 않죠. 이 차도 위 세단과 마찬가지로 이해가 가질 않는 가격정책과 알 수 없는 판매 대수와 불안정한 내구도 등으로 딱히 더 이상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03 Fadil
원래는 FADIL이라는 차량도 자세히 다루어 보려고 했는데, 차들이 전부다 마음에 안 들어서 더 이상 다루고 싶어 지지 않습니다ㅋㅋ 간단하게만 말씀드리자면 오펠의 칼 모델을 복붙 하였고 나머지는 스파크와 매우 비슷한 구성이라 합니다. 경차인 스파크도 풀옵션 가격이 1,500만원이 안될 텐데 이 녀석은 2,000만원입니다.
내부 디자인은 스파크와 매우 Very 흡사하고 외부도 스마크와 칼을 절묘하고 잡탕 시켜 놓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스파크가 더 예쁜 것 같습니다ㅎㅎ 특히 저 그릴 디자인 정말 촌스럽습니다. 억지로 있어 보이려고 덧 붙이는 크롬 같은 느낌입니다.
뒷모습은 진짜 너무했다.. 이건 뭐 99.99% 스파크입니다. 그냥 대놓고 가져왔네요ㅋ 뭐 하긴 불과 2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일본 차들의 모델을 많이 가져오긴 했었죠.
2020년 빈패스트 실적은?
차랑 출시 후 빈패스트는 베트남 내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를 뛰어넘겠다고 천명하였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언론들도 2위인 현대차를 곧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난리를 쳤다고 합니다. 거기에 빈패스트 출시하는 해 (2017년) 1년에 25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죠. (2019년 베트남 전체에서 1년에 판매된 차가 27만 대..)
잠시 의견을 붙이자면, 베트남 년 평균 소득이 2700 달러, 한국 돈으로 연봉이 300만원 정도인데, 2,000만원짜리 소형 SUV나 6,000만원이 넘는 세단, 1억에 가까운 고급 SUV를 합쳐서 1년에 25만 대를 판매한다는 건 이해가 잘되지 않죠ㅋ 사실 베트남 사람들의 국뽕은 예전부터 도를 넘겼습니다ㅎㅎ
현실의 성적표는 처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신차를 출시하고 끊임없는 하자 논란에 언론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빈패스트는 공식적으로 1만 대 정도를 판매했다고 발표는 했지만, 정확한 대수는 비공개입니다.(??ㅋㅋㅋ) 그리고는 파격적인 할인 행사도 하였습니다. 차 값을 최대 30% 할인해주는 등 이건 뭐 시즌 세일도 아니고..
실적이 워낙 안 좋다 보니 빈그룹 내에서도 엄청난 애국주의 마케팅을 실시하고 할인 행사도 많이 늘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으면서 그룹의 신용도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첫 출시 차를 당시 사정에 맞게 저렴한 소형 차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동차 보급률이 늘었고 점차 기술력을 키우면서 고급 차종을 생산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인지도나 기술력도 검증되지 않은 빈패스트가 갑작스레 2천만원, 6천만원, 9천만원 짜리 차를 출시하면서 년간 25만 대를 판매하겠다? 그 수치는 베트남에서 판매하는 차를 전부 빈패스트 차로 만들겠다는 거와 다를 게 없죠ㅎㅎ
빈패스트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의 정점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 금융 위기를 맞은 한국의 모습이 보였으며, 전형적인 개발도상국의 국뽕에 취한 사업 실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스마트폰만 만들어도 버거울 텐데 하나의 그룹사가 스마트폰에 자동차를 동시에 진출한다?..
여튼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ㅎㅎ 공산주의 국가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GDP의 30%를 삼성에 의존하는 베트남이 갑작스레 한국 기업들을 제치겠다는 건 아무리 봐도 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부디 현실을 인지하고 한국기업들과 잘 협력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럼 이만 글을 마치고 빈패스트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그런데 진짜 Vin Fast 이름 너무 촌스럽다. 차라리 Vin Motors라고 하는 게 더 멋지지 않나?ㅋㅋㅋ)
씬 깜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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