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 달 살기
회사를 과감하게 때려치우고 베트남에서 한 달을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여행은 아직 가보지 않은 베트남의 남쪽 도시들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매우 여유롭게 계획했다. 어찌 보면 여행보다는 베트남 40일 살기에 가까운 일정이다.
원래 여행을 최대한 여유롭게 즐기는 편이라 베트남을 일주하려다가 정신없이 1달이 지나는 것은 별로라 결국 3개 도시만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호치민 - 무이네 - 달랏 - 호치민.
총 들어간 비용은 대력 150만원, 항공 호텔 모두 포함한 가격으로 비수기에 갔다면 더 저렴했겠지만, 나름 저렴하게 한 달 넘게 천국에서 살다 왔다. 정확히 말하면 한 달이 아닌 39일이니 한 달 일주일!ㅎㅎ 참고로 숙소는 친구랑 같이 사용해서 저렴했다. (혼자 갔다면 30만원은 더 나왔을 것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는 베트남에서 한 달을 넘게 살면서 들어간 비용, 여행 일정 그리고 여행 팁과 느낀 점에 대해 공유하겠습니다.
베트남 한 달 여행 일정
첫 도시는 호치민으로 시작했다. 이전에도 호치민을 가본 적은 있었지만, 구석구석 돌아다닌 적은 없어서 다시 가기로 결정했다. 운 좋게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베트남 현지 친구들을 만들면서 맛집을 찾아다니고 같이 파티도 즐기면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30대 아저씨가 이제 20살 된 동생들과 허물없이 놀 수 있어서 새로웠음ㅋㅋ 확실히 우리나라 제외하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같네요.
- 유흥 없이 호치민 여행하기 영상ㅋ -
호치민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는 무이네로 향했다. 무이네는 호치민에서 버스를 타고 4시간 정도 가면 갈 수 있는 어촌도시이다. 바다와 사막이 있는 곳이라 4일 지내면서 도시 곳곳을 돌아다녔다. 사막 투어도 즐기고 (더러운) 바닷가를 걸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 3주 넘게 지낼 달랏으로 향했다. 달랏은 고워지대에 위치한 도시로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강원도는 고원지대는 아니지만.. 도시는 작고 조금만 벗어나면 멋진 산과 베트남의 시골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참고로 달랏에는 정말 환상적인 카페들이 많았다!
하지만, 달랏에서는 뭔가 왕따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ㅋ 달랏 현지인들은 우리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 기분이 들어서 호치민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가게 점원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말을 걸어오지 않았고 눈을 마주쳐도 그냥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뭔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그러다 보니 원래 4주를 계획하고 출발했지만, 결국 3주만 있다가 호치민으로 돌아갔다.
다시 돌아간 호치민은 사람 냄새가 나는 바로 내가 원하던 곳이었다. 게스트하우스 직원들과 숙박객들이랑 친해져서 밤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가끔은 도시를 구경하기도 했다. 이게 바로 여행의 재미가 아닌가?ㅎㅎ
베트남 한 달 여행 비용
가장 많은 비용은 호텔과 항공권이었다. 항공권은 거의 40만원, 숙소는 60만원 정도가 들었다. 물론 유럽이었으면 최소 3~4배는 들었을 것이다ㅎㅎ 개인별로 가장 큰 편차가 발생하는 비용은 식비일 것이다. 필자는 위장이 작아서 별로 안 먹지만, 맛집을 자주 가는 분들이라면 150만원으로는 한 달 살기 어렵다.
특히 호치민이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의 유명한 식당은 가격이 절대 싸지 않다. 특히 호치민은 분위기 좋은 펍을 가면 한국보다 비싼 곳도 여러 군데 있었다. 한 번은 현지 친구를 만나서 펍을 갔는데, 외국 병맥주가 한국 돈으로 거의 1만원인 걸 보고 깜짝 놀랐다..(버드와이저는 7천원) 이건 한국에서도 비싼 가격인데 베트남 최저임금이 2020년 기준 20만원이 조금 넘는 걸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빈부격차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돈이 의외로 적게 드는 부분은 관광이다. 인건비가 워낙에 저렴하다 보니 반나절짜리 가벼운 투어는 2만원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무이네 같은 곳을 가면 반나절에 6천원짜리 투어도 있다. 투어가이드 보니 얼마나 박하게 사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
베트남 한 달 여행 느낀 점
베트남에서 39일 동안 만난 다양한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 사람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전에 유튜브 채널에서 이런 부분을 언급했는데, 베트남을 가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 본걸 팩트로 받아들여서 부정적인 댓글을 많이 남기는 경험을 했다. (T.T)
우리가 유튜브에서 흔하게 접하는 베트남의 국뽕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물론 베트남을 변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도 넷 우익이 있고 국뽕이 있는 것처럼 베트남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소수가 그런다고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베트남도 마찬가지, 공산당 정부가 한국을 부정적으로 대하더라도 일반 국민들은 그렇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을 장기간 여행하면서 불쾌한 경험은 전혀 없었고, 주로 즐거운 기억만 남았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돈을 너무 아껴 쓴 것ㅋ 돈이야 벌면 되는 건데 한국 돌아와서 보니 후회된다. 아! 그리고 생각나는 건 현지인들을 더 만나지 못한 건 아쉽다.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베트남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맥주나 배터지 게 마시고 싶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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